검색결과40건
메이저리그

"멋지다" 1시간 49분 만에 경기 끝낸 하우크, 94구 완봉승으로 '매덕스'까지 소환

오른손 투수 태너 하우크(28·보스턴 레드삭스)가 깜짝 놀랄만한 호투로 '레전드' 그레그 매덕스(통산 355승)를 소환했다.하우크는 18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 선발 등판, 9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2-0 승리를 이끌었다. 완봉승으로 시즌 3승(1패)째를 거둔 하우크는 평균자책점을 1.35까지 낮춰 순항을 이어갔다. 특히 이날 경기는 1시간 49분 만에 끝났는데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010년 6월 3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클리블랜드전(1시간 44분) 이후 가장 빠르게 끝난 경기라고 밝혔다.당시 디트로이트-클리블랜드전은 아르만도 갈라라가의 퍼펙트게임이 9회 2사 후 오심으로 깨져 화제성이 컸다. MLB닷컴은 하우크의 피칭이 '매덕스'라고 평가했다. '매덕스'는 100구 이하로 완봉승을 달성한 경우 일컫는 용어인데 선수 시절 효율적인 피칭으로 관련 기록을 여러 번 해낸 매덕스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우크의 총 투구 수는 94개(스트라이크 69개)였다. MLB닷컴은 '2022년 6월 7일 마이클 와카 이후 보스턴 투수의 첫 완봉승이다. 또한 2014년 9월 1일 클레이 벅홀츠 이후 보스턴 투수의 첫 '매덕스' 기록이기도 하다'고 조명했다. 특별한 장면을 목격한 3만2024명의 관중은 9회 하우크가 등판하자 기립 박수를 보냈다.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멋지다. 그게 전부"라며 "그는 그럴 자격이 있다.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MLB닷컴에 따르면 정작 하우크는 경기에 집중한 나머지 박수 소리를 듣지 못했다. 그만큼 경기에 몰입했다는 의미다.하우크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4번에 지명된 유망주 출신이다. 2020년 빅리그에 데뷔, 올해까지 통산 78경기(선발 45경기)에 등판해 18승 20패 2홀드 9세이브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 중이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4.04.18 20:03
야구

홈런왕 에런 별이 된 2021년, 애틀랜타 26년 만에 WS 정상 탈환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26년 만에 미국프로야구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23년의 빅리거 활동 기간 중 21년을 애틀랜타에서만 뛰고 올해 1월 86세를 일기로 타계한 전설의 홈런왕 행크 에런이 하늘의 별이 된 해에 축배를 들어 더욱 각별한 이야깃거리를 남겼다.내셔널리그 챔피언 애틀랜타는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벌어진 WS 6차전에서 아메리칸리그 챔프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7-0으로 완파했다.시리즈 전적 4승 2패를 거둔 애틀랜타는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그레그 매덕스, 톰 글래빈을 앞세워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4승 2패로 제압하고 우승한 1995년 이래 26년 만에 정상을 탈환했다.애틀랜타는 전신인 보스턴 브레이브스(1914년), 밀워키 브레이브스(1957년) 시절과 1995년에 이어 구단 통산 4번째로 월드시리즈 우승 샴페인을 터뜨렸다.2년 만에 WS에 올라 2017년에 이어 통산 두 번째로 WS 우승에 도전한 휴스턴은 뜻을 이루지 못했다.특히 WS에 진출한 역대 최고령 두 번째 사령탑인 더스티 베이커(72) 휴스턴 감독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이끌던 2002년에 이어 이번에도 정상 문턱에서 주저앉아 무관의 한(恨)을 풀지 못했다.애초 화끈한 타선을 내세운 휴스턴이 유리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뚜껑을 연 결과 애틀랜타 타선의 장타력이 휴스턴을 압도했다.이날 6차전도 장타가 승패를 갈랐다.애틀랜타는 0-0인 3회초 오지 올비스의 우전 안타, 에디 로사리오의 볼넷으로 2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2번 지명 타자로 출전한 호르헤 솔레르는 휴스턴 우완 루이스 가르시아의 8구째 컷 패스트볼을 퍼 올려 왼쪽 담을 훌쩍 넘어가는 큼지막한 스리런 홈런을 날렸다.이번 시리즈에서만 3번째 홈런을 친 솔레르는 행크 에런 등과 더불어 애틀랜타 타자 중 역대 단일 월드시리즈 최다 홈런 타자로 올라섰다.특히 3방의 홈런이 모두 팀이 앞서가는 홈런이어서 더욱 값졌다.애틀랜타의 5회 추가점도 올비스의 볼넷 출루로 시작됐다.1사 2루에서 댄스비 스완슨이 5-0으로 달아나는 좌월 투런 아치를 그렸다.애틀랜타는 이어진 2사 1루에서 프레디 프리먼의 1타점 좌월 2루타에 힘입어 6-0으로 도망가 사실상 우승을 예약했다.애틀랜타의 주포 프리먼은 7회 중월 솔로 홈런을 쏴 쐐기를 박았다.애틀랜타는 월드시리즈 6경기에서 홈런 11방을 터뜨려 '작은 거인' 호세 알투베만 2개를 친 휴스턴을 크게 앞섰다.애틀랜타 좌완 선발 투수 맥스 프리드는 삼진 6개를 뽑아내며 산발 4피안타 무실점으로 6이닝을 막아 우승에 크게 기여했다.인종차별을 딛고 통산 홈런 755개를 남긴 에런은 올해 1월 23일 세상을 떠났다. 그는 1957년 밀워키 브레이브스 유니폼을 입고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끼었다.애틀랜타 구단은 지난달 30일 WS 3차전이 열린 홈구장 조지아주 애틀랜타 트루이스트파크에 에런의 가족을 초대해 에런의 특별 헌정식을 열고 고인을 기렸다.cany9900@yna.co.kr(끝) 2021.11.03 12:49
야구

[이형석의 리플레이] "공 던져볼래?" 입원 중이던 나균안의 야구 인생을 바꾼 전화 한 통

롯데 투수 나균안(23). 2020년 3월 그는 나종덕이었다. 포지션은 포수였다. 손목 수술 후 병원에 입원 중이던 그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그리고 그의 야구 인생을 확 바꿔 놓았다. 당시 나균안은 호주에서 한창이던 스프링캠프 연습 도중 타석에서 스윙하다 왼 팔목에 이상을 느꼈다. 현지 병원 진단 결과 왼 팔목 유구골(갈고리뼈) 골절 진단을 받았다. 청천벽력같은 소식. 2년 동안 안방에서 고생했고, 트레이드를 통해 경쟁자 지성준(현 지시완)까지 합류한 터라 절치부심하며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균안은 할 수 없이 캠프에서 중도 귀국해 수술대에 올랐다. 병원 입원 중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발신인은 롯데 성민규 단장. 성 단장은 대뜸 "공 한번 던져볼래?"라고 제안했다. 본격적인 투수 전향을 의도한 건 아니었다. 재활 기간 배트를 휘두를 수 없으니 기분전환 겸 가볍게 공을 던져보라는 것이었다. 나종덕은 흔쾌히 답했다. "네." 사실 '포수 나종덕'은 마음고생이 컸다. 2017년 롯데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입단했다. 1·2차 지명을 통틀어 포수로는 가장 높은 순번이었다. 2018년 강민호가 삼성과 FA(자유계약선수) 계약으로 팀을 떠나면서, 롯데 안방은 무주공산이나 마찬가지였다. 프로 2년 차 나균안이 대체 1순위였다. 2018년에도, 2019년에도 롯데 포수 중 가장 많이 마스크를 썼다. 하지만 주전으로 완벽하게 도약하지 못했다. 타격(2018~19년, 210경기 타율 0.124)도 약했지만, 포수로서 안정감이 떨어져서다. 단지 혼자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2019년 롯데가 기록한 폭투는 103개. 리그 평균 59개를 훌쩍 넘겼다. 투수 영향도 있었으나, 롯데 포수진의 기본기 부족이 지적됐다. 팀 성적도 2017년 정규시즌 3위에서 2018년 7위, 2019년 꼴찌로 곤두박질치면서 포수진을 향한 따가운 시선은 계속됐다. 나균안을 괴롭힌 건 외부의 시선과 비난이 아니다. 자신에게 큰 실망감 때문이다. 그는 "내가 '왜 이것 밖에 안 되지' '원래 이런 선수가 아니었는데'라며 자책했다. 그래도 유망주 포수로 입단했는데 제대로 된 모습을 한 번도 보여주지 못하고 구단과 팬에 정말 미안했다"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강민호)가 있었던 자리가 엄청나게 크더라. '나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임했는데, 쉽지 않고 힘들었다. 그걸 이겨내지 못했다. 내가 부족했다. 인정한다"라고 돌아봤다.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면서도 투수 전향을 확정짓지 않고, 미련이 남은 포수로 더 뛰기로 했다. 성민규 단장이 기억하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렇다. "처음부터 나균안의 투수 전환을 고려했다. 공을 던지는 모습이나 어깨를 보면 투수 자질이 엿보였다. 하지만 포수로 성장 중인 선수에게 함부로 이를 제의할 수 없었다. 계속 찬스를 엿봤다. 캠프에서 부상으로 재활 기간을 갖게 돼 '빌드업을 할 겸 (마운드에서) 공을 한 번 던져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었다. 하지만 재활 기간 막바지 나균안은 포수로 더 뛰고 싶어 했다. 실제 퓨처스리그에 포수로 뛰며 홈런도 쳤다. 가장 중요한 게 선수 의견이고, 현장도 무시할 수 없었다. 설득 과정이 필요해 보였다. 그렇게 며칠이 지난 뒤 다시 물었다." 나균안이 성 단장에게 답했다. "포수로서 자신감보다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더 큽니다. 투수로 전환하겠습니다." 성민규 단장의 깜짝 제안은 나균안에게 새로운 길을 제시했다. 중학교 때 마운드에 오른 적은 꽤 있었지만, 고교 시절에는 전혀 없었다. 그는 2020년 6월 투수 전향과 함께 나종덕에서 나균안으로 개명하고, 퓨처스리그에서 착실히 선발 수업을 진행했다. 지난해 2군 15경기에 등판해 65⅔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3.29로 합격점을 받았다. 올 시즌에는 선발 투수로 투구 이닝을 늘려가며 호투했다. 2021년 5월 2일, 나균안은 데뷔 이후 처음으로 투수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사흘 뒤인 5일 홈 사직 KIA전에 등판해 본격적인 새 출발을 알렸다. 첫 이닝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 깔끔하게 출발했다. 그는 "장내에 내 이름이 소개됐고, 팬들의 박수와 환호성이 들렸고 몸 속에서 아드레날린이 올라왔다"라고 회상했다. 5월 15일 KT전에선 5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으나, 불펜진의 난조로 첫 승 기회를 놓쳤다. 이어 1일 고척 키움전에서 6⅔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의 6연패 탈출을 이끈 이는 투수 전향 1년도 채 안 되는 그였다. 1~2군을 통틀어 개인 한 경기 최다이닝, 최다 투구 수(95개)를 기록했다. 나균안은 "교체 후 마운드를 내려오는데 팬들의 환호에 소름이 돋았다. '내가 잘 던졌구나'라며 뒤돌아볼 수 있었다"라고 흡족해했다. 나균안은 투수 전향이 1년도 되지 않았으나 6가지 구종을 던진다. 직구와 투심,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체인지업까지 구사한다. 1일 키움전 7회말 1사 1루에서 서건창을 포크볼 3개로 3구 삼진을 잡아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여기에 제구력까지 갖췄다. 올 시즌 1~2군에서 총 34⅔이닝을 던지는 동안 볼넷은 9개에 그쳤고, 탈삼진은 26개를 기록하고 있다. 팬들은 나균안과 '컨트롤의 마법사' 그레그 매덕스의 이름을 결합해 벌써 그를 '나덕스'라고 부른다. 그는 "'나덕스'라는 별명은 처음 들어본다"며 쑥스러워했다. 하지만 팬들은 물론 동료들도 마운드를 내려온 그에게 "우리 팀 1선발 같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가족의 존재는 그에게 힘이 된다. 나균안은 "투수 전환 때 부모님이 굉장히 아쉬워하셨다. 부모님 생각이 나 갑자기 울컥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김예은 씨와 결혼한 나균안은 "내가 힘들고 방황할 때 아내가 힘이 되어줬다. 장인어른-장모님도 마찬가지다. 덕분에 내가 (야구를) 잘하는 것 같다"라고 고마워했다. 또한 성민규 단장은 "은인"이라고 표현했다. 나균안은 구단, 팬들에게 약속했다. "이제는 포수 유망주가 아닌 투수 유망주입니다. 투수로 도움이 되겠습니다." 고척=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ongang.co.kr 2021.06.03 05:31
스포츠일반

투수 윤석민 골프 도전...성공한다면 대단한 성취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와 국가대표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다 지난해 은퇴한 윤석민(34)이 “프로골프에 도전한다”고 22일 발표했다. 내년 2부 투어에 도전하기로 했고 스폰서도 얻었다. 유튜브의 윤석민 동영상을 보면 드라이버로 300야드를 친다. 그는 “어릴 때부터 운동해서 하체와 허리를 쓰는 방법을 알기 때문에 장타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체력과 운동신경, 눈과 손의 조화가 뛰어난 스타 출신들은 골프를 하면 다들 장타를 치고 70대 중·후반까지는 어렵지 않게 스코어를 내린다. 프로골프에 도전한 선수가 많다. 홈런 타자 마크 맥과이어는 은퇴 후 프로골퍼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투어 프로보다 50야드 이상을 멀리 치니 경쟁력이 있을 거라고 봤다. 골프광이었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도 은퇴 후 프로골퍼가 되고 싶어했다.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는 프로 골퍼를 목표로 타이거 우즈를 가르쳤던 헹크헤이니의 레슨을 받았다. 헤이니는 “역대 최고의 선수가 펠프스”라고 칭찬했다. 테니스의 이반 렌들 등도 프로가 되겠다고 했다. 그러나 다들 발전이 더뎠다. 국내에서도 쇼트트랙 전이경, 리듬체조 신수지, 유도 김민수 등이 도전했는데 잘 안 됐다. 윤석민은 투수 출신이라 유리하다. 아이스하키 대표 출신으로 KPGA 정회원이 된 이경철은 “야구 투수와 풋볼 쿼터백, 아이스하키 선수가 골프 스윙과 비슷한 동작을 하기 때문에 종목 전환에 유리하다. 농구 선수 출신은 손목에 스냅을 걸기 때문에 훅이나 슬라이스가 난다”고 했다. 성공사례도 있다. 프로야구 쌍방울에서 투수를 하던 방극천은 KPGA 투어 프로가 됐다.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야구를 하던 김위중은 KPGA 투어에서 2승을 거뒀다. 방극천은 “투수는 타자와의 승부를 펼치므로 멘털이 뛰어나다. 골프는 공을 때리는 것이 아니라 갖고 놀아야 하는데 투수는 그 손 감각이 있다. 골프는 홀에 넣는 게임이고 투수는 골프 미트라는 한 지점을 향해 던지는 점이 유사하다”고 말했다. 스포츠 스타를 비롯한 셀럽이 참가하는 LPGA 투어 다이아몬드 리조트 대회엔 아마추어 참가자 절반이 야구 선수고 투수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다. 그레그 매덕스, 저스틴 벌랜더, 톰 글래빈, 데릭 로우, 팀 웨이크필드, 에릭 가니에 등이 참가했다. 존 스몰츠와 마크 멀더는 우승후보였다. 지난해 LPGA 다이아몬드 리조트 우승자인 지은희는 “함께 경기해보니 메이저리그 출신 야구 선수들 대부분 장타자인 데다 아이언과 쇼트 게임도 좋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자 프로와 겨루기엔 부족하다고 봤다. 지은희는 “한 홀에서 와장창 무너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위중은 “힘 조절이나 거리 감각 등이 골프가 야구보다 민감하다. 칩샷 등 쇼트 게임 감각은 웬만한 연습으로 마스터하기 쉽지 않다. 야구는 단체 운동이고 골프는 개인 운동이다. 투수는 혼자 싸우는 포지션이라고 해도 동료들에게 어느 정도 기댈 수 있다. 골프는 철저히 혼자다. 또한 꾸준히 잘해야 한다. 한 번 실수하면 완전히 끝나 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미식 풋볼팀 댈러스 카우보이스의 전 쿼터백인 토니 로모는 스타 선수 출신 중 골프 실력이 가장 뛰어난 인물 중 하나로 평가된다. US오픈 2차 예선까지 나갔다. 로모는 “다른 스포츠를 잘했다고 해서 골프의 최고 수준으로 경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을 잘 안다”며 "골프를 즐길 뿐”이라고 했다. 김위중은 “윤석민은 다른 투수 출신 선수에 비교해서도 스윙이 깔끔하고 리듬감이 매우 좋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평했다. 그렇다 해도 34세 윤석민이 프로 골퍼로 성공한다면 대단한 성취가 될 것이라고 골프계는 본다. 성호준 골프전문기자sung.hojun@joongang.co.kr 2020.12.23 13:15
야구

[선동열 야구학] ⑦류현진·매덕스는 타자의 0.045초를 훔친다

“나는 투수들의 피칭을 지켜봤다. 그 가운데 한 명인 왼손 투수 스티브 에이버리는 시속 153㎞가 넘는 빠른 공을 던졌다. 그의 커브는 크게 휘었다. 아주 위력적이었다. 다른 한 명은 오른손 투수였다. 포심 패스트볼, 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졌다. 그는 대학생 투수 수준보다는 나아 보였다. 그러나 특별하지 않았다. 위력적이지 않았다.” 세이버메트릭스(야구 통계학) 전문 사이트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가 2017년 게재한 기사의 리드 부분이다. 포수보다 3~4m 뒤에 앉은 기자는 두 투수의 살아 있는 공을 봤다. 왼손 투수는 무서울 만큼 강해 보였고, 오른손 투수는 그저 그랬다고 한다. 그 기자가 ‘대학생 수준보다 조금 낫다’고 평가한 투수는 그레그 매덕스(54)이다. 매덕스는 메이저리그(MLB) 역사상 최초로 4년 연속(1992~95년) 사이영상을 받았다. 17년 연속(1988~2004년) 15승 이상, 20년 연속 10승(1988~2007년) 이상을 기록하는 등 MLB 통산 355승(227패 평균자책점 3.16)을 거둔 전설적인 투수다. 기자는 참 이상했을 것이다. 매덕스의 피칭이 겨우 이거라고? 뭔가 특별한 무기를 숨긴 것 아닐까? 이렇게 의심했을 것이다. 매덕스는 기자에게 “이것이 내가 가진 전부”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설명을 이어갔다. “변화구는 크고 빠르게 꺾이는 게 중요하지 않다. 내 변화구는 늦게, 빨리 꺾이는(late quick break) 것이 목표다. 공이 많이 꺾이기 위해서는 방향을 일찍 바꿔야 한다. 그만큼 타자에게 생각하고 반응할 시간을 준다. 투구의 변화가 늦게 일어나면 타자가 대응할 시간이 적어진다. 투구에 대한 정보를 타자에게 최대한 늦게 줘야 한다.” 이어 매덕스는 “모든 투구는 서로 가까워 보여야 한다. 투수가 던지는 모든 공이 홈플레이트를 향하는 ‘우유 기둥(column of milk)’처럼 보이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모든 투구가 가까워 보인다는 건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궤적 차이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는 뜻이다. 구종에 따라 공의 궤적은 당연히 달라진다. 그러나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어느 지점까지는 비슷하게 비행해야 한다는 게 매덕스의 주장이었다. 그가 비유한 ‘우유 기둥’을 떠올려 보자. 우유를 컵에 따르면, 기둥처럼 한 줄로 내려오다가 점점 갈라질 것이다. 야구공도 흰색이니까 여러 투구를 겹쳐 놓는다면 우유 기둥과 비슷한 모양이 될 것이다. 매덕스는 크게 꺾이는 변화구보다 패스트볼과 비슷한 궤적의 변화구를 던지려고 노력했다. ‘타자에게 보이는 것’보다 ‘타자를 속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았다. 매덕스의 피칭을 스피드와 변화 각만으로 감상한다면, 기자가 그랬던 것처럼 ‘대학생 투수보다 조금 나은 정도’라고 오판할 수 있다. 그러나 타석에 선 MLB 선수들은 매덕스의 공을 20년 가까이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매덕스는 모든 공을 ‘비슷한’ 궤적으로 던지려 노력했다. 그러나 ‘똑같은’ 공은 하나도 던지지 않았다. 타자들은 매덕스의 공을 칠 수 있다고 배트를 휘둘렀겠지만, 대부분 빗맞거나 헛스윙을 했다. 매덕스는 타자의 성향과 심리·볼카운트 등을 고려하면서 공을 다양하고, 현란하게 던졌다. ‘우유 기둥’ 안으로 모든 공을 밀어 넣었다. 기둥이 넓게 퍼진 뒤에는 타자가 이미 속은 뒤였을 것이다. 매덕스가 ‘우유 기둥’이라고 이름 붙인 이 투구 이론은 오늘날 피치 터널과 다르지 않다. 그는 이미 20~30년 전에 모든 투구 궤적은 최대한 가까워야 한다는 걸 알았고, 이를 자신의 피칭에 적용했다. 매덕스 별명 중 가장 유명한 건 ‘컨트롤의 마법사’다. 그의 포심 패스트볼 대부분은 시속 140㎞대였다. 그러나 무브먼트가 뛰어난 투심 패스트볼로 타자를 압도했다. 30대 나이가 되어 구위가 떨어진 뒤 매덕스는 컷 패스트볼, 체인지업 등을 추가했다. 구종이 다양해진 덕분에 매덕스의 전성기는 더 오래 이어졌다. 만 41세에도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14승을 올렸다. 매덕스의 피칭을 다양성과 정확성으로만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그는 타자를 속일 줄 알았다. 그 핵심 기술이 20세기의 ‘우유 기둥’, 21세기의 ‘피치 터널’이다. 매덕스가 ‘우유 기둥’을 말한 이유 매덕스의 스토리는 류현진(33·토론토)과 닮았다. 지난해 LA 다저스에서 뛰었던 류현진은 5월 8일 애틀랜타를 상대로 9이닝 93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완봉승을 거뒀다. 외신들은 “류현진이 ‘매덕스 게임’을 완성했다”고 썼다. ‘매덕스 게임’이란 투구 수 100개를 넘기지 않고 9이닝을 완봉으로 막아낸 경기를 뜻한다. 매덕스가 투구 수 100개 미만으로 완봉승을 기록한 경기는 통산 13차례(완봉승 35번)나 된다. 류현진이 지난 시즌 중반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할 때, 여러 외신과 MLB 관계자들은 그를 매덕스와 비교했다. ESPN “새로운 그렉 매덕스? 건강한 류현진이라면 거의 그렇다”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류현진과 ‘매덕스 게임’을 함께 이룬 포수가 러셀 마틴이었다. 그는 2006년과 2008년 매덕스와 배터리를 이룬 적이 있다. 마틴은 “류현진이 던진 공 93개 중 58개를 받을 때 미트를 움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만큼 제구가 완벽했다는 뜻이었다. 러셀은 류현진의 투구는 매덕스를 떠올린다고 말했다. 난 이런 말들이 류현진에 대한 많은 평가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특급 칭찬’이라고 생각한다. 매덕스의 투구에는 힘과 기술뿐 아니라 전략과 통찰력까지 담겨있기 때문이다. 우리 선수들이 시속 100마일(161㎞) 이상의 공을 뿌리는 아롤디스 채프먼(뉴욕 양키스)이 될 확률보다 류현진처럼 성장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지난 칼럼에서 피치 터널의 원리에 대해 설명했다. 터널이라는 공간적인 개념뿐 아니라 시간적인 측면에서 이를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로버트 어데어 미국 예일대 명예교수의 저서 『야구의 물리학』은 투수와 타자의 ‘시간 싸움’을 잘 설명하고 있다. 투수판과 홈플레이트의 거리는 18.44m다. 투수가 스트라이드를 해서 공을 던지기 때문에 릴리스 포인트와 타자의 히팅 포인트의 거리는 약 17m다. 어데어 교수는 투수가 시속 145㎞의 패스트볼을 던진다고 가정했다. 이에 따라 타자가 해야 할 일을 시간별로 계산했다. 패스트볼이 17m를 날아가는 시간은 0.4초에 불과하다. 투수의 손을 떠난 공이 타자 시야에 들어오기까지 0.1초가 걸린다고 한다. 이후 타자가 공의 속도와 궤적을 파악하는데 0.075초가 더 필요하다. 이제 타자의 시간으로 가보자. 사람의 눈이 강한 빛에 반응해 깜빡하는 데 0.15초가 걸린다. 타자가 공을 보고 타격을 해야겠다고 결심하면, 두뇌가 근육에 신호를 보내는 시간(0.03초)이 필요하다. 따라서 타자마다 차이는 있지만, 스윙에는 0.18초가 소요된다. 타자가 어프로치를 한 이후에도 투구를 보면서 스윙을 조금 수정하거나 멈출 순 있다. 그러나 타자가 스윙을 일단 시작했다면, 타이밍과 궤적은 거의 정해졌다고 봐야 한다. 다시 정리해 보자. 타자가 투구를 파악하는 최소 시간(0.175초)과 타자가 스윙하는 최소 시간(0.18초)이 필요하다. 두 시간을 더하면 0.355초다. 이론상 투구의 비행시간인 0.4초 중에서 0.045초의 시간이 타자에게 더 있는 셈이다. 이건 판단하는 시간이다. 이 찰나의 시간에 타자는 스윙 여부를 결정한다. 타자가 투구의 궤적을 예측했다면 0.045초가 필요 없을 수 있다. 타자들이 시속 145㎞의 패스트볼은 물론 160㎞의 강속구도 공략하는 이유다. 투수 입장에서는 타자에게 주어진 0.045초를 최소화하거나 없애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쉬운 방법은 투수가 더 빠른 공을 던지는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160㎞ 이상의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게 아니다. 심지어 그것조차 완벽한 방법이 아니다. 타자의 물리적인 시간을 빼앗을 수 없다면? 타자의 시야를 흔들어서 타자의 시간을 훔쳐야 한다. 그 방법이 바로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기 어렵게 공을 던지는 것이고, 피치 터널을 최대한 길게 만드는 것이다. 류현진은 시간과 공간을 지배한다 긴 터널을 만드는 데 마법이 필요한 건 아니다. 이전 칼럼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터널에 들어가기 전에 투구의 방향과 속도는 이미 정해져 있다. 안정적인 폼으로 일정한 릴리스 포인트를 만드는 게 피치 터널의 시작이자 끝이다. 이 재능은 강속구를 던지는 것보다 더 귀중하다. 속도만이 무기가 아니다. 류현진처럼 시간과 공간을 잘 활용하면 세계 최고의 투수가 될 수 있다. 시간을 이용한다는 말은 일정한 템포로 던진다는 걸 뜻한다. 어떤 공을 어디에 던져도 폼의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 같지만, 수준급 투수에게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패스트볼을 던지는 투수는 동작이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커브 같은 느린 변화구를 던질 때는 템포가 느려진다. 투수에 따라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피칭 템포가 완벽하게 똑같은 투수는 없다. 타자는 투수의 템포에 타이밍을 맞춘다. 눈썰미가 좋다면 구종도 예측할 수 있다. 투구 템포는 데이터로 나오지 않지만, 타자가 미묘하게 느낄 순 있다. 매덕스나 류현진도 동작의 템포가 완벽하게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타자의 시간을 빼앗는 이들의 능력은 완벽에 가깝다. 피치 터널은 '공간 싸움'이다. MLB 통계 전문 사이트 ‘브룩스베이스볼’을 보면 류현진의 릴리스 포인트는 일정하게 형성된 것을 볼 수 있다. 9월 25일 뉴욕 양키스전 데이터를 보면, 그의 릴리스 포인트 높이는 구종과 관계없이 180㎝ 선에서 거의 일정하다. 수평 릴리스 포인트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몸에서 가장 가까운 포인트에서 던지는 커브(62.8㎝)와 가장 먼 체인지업(75.3㎝)의 차이는 최대 12.5㎝다. 이 정도 차이는 타자의 눈으로 식별하기 어렵다. 또 하나. 류현진의 릴리스 포인트 편차를 보고 폼이 흔들렸다고 보기 어렵다. 똑같은 폼으로 던져도 하이 패스트볼이나 커브를 던질 때는 공을 조금 일찍 놓기 때문이다. 타자의 몸쪽과 바깥쪽을 번갈아 공략할 때도 팔 각도가 달라지는 건 아니다. 투구 폼은 같고, 내딛는 발의 방향이 몇㎝ 달라지는 것이다. 류현진은 그런 수준에서 피칭하고 있다. 2020년 류현진은 리그와 홈구장이 바뀐 상황에서도 일정한 릴리스 포인트를 형성했다. 또 투구 템포의 차이가 거의 없고, 백스윙 때 디셉션(공을 숨기는 동작)이 뛰어나다. 타자 입장에서는 미리 준비할 게 별로 없다. 스윙하기도 전에 타자의 승률이 낮아지는 것이다. 여기에 류현진처럼 좋은 폼으로 정확하게 던졌다면 공은 깜깜한 터널 안으로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타자의 0.045초를 훔칠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투수는 강속구 없이도 타자를 압도할 수 있다. 매덕스의 나이가 30대 후반이었던 2000년대 초, MLB는 배리 본즈(56)의 시대였다. 그는 2000년 이후 4년 동안 무려 213홈런을 때렸다. 금지 약물 복용 사실로 인해 얼룩지긴 했지만 본즈는 MLB 통산 최다 홈런(762개)을 기록한 강타자다. 본즈의 최전성기(2000~2003년)를 매덕스는 피안타율 0.222(18타수 4안타)로 막았다. 홈런은 하나도 내주지 않았다. 본즈는 훗날 방송 인터뷰에서 “매덕스는 0볼-2스트라이크에서 (3구 삼진을 잡겠다고) 들어온다. 그가 파워피처가 아니면 누가 파워피처인가”라고 되물었다. 매덕스와 본즈의 대결을 보면, 류현진과 마이크 트라우트(29·LA 에인절스)가 떠오른다. 지난해 류현진 피칭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는 6월 10일 에인절스전에서 트라우트를 세 번이나 잡은 장면이었다. 1회 직선타에 이어, 3회에는 삼진 처리했다. 류현진은 5회 2사 1·3루 위기에서 트라우트를 다시 삼진(컷 패스트볼)으로 잡아냈다. 현역 최고 타자인 트라우트를 통산 10번 상대해 무안타(4탈삼진)로 막아낸 류현진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배트를 헛돌린 트라우트의 실망한 표정이 기억난다. 20대 나이에 통산 302홈런을 때렸고, MLB 최고 몸값(12년 총액 4억 2650만 달러·5000억원)을 받는 트라우트가 류현진의 ‘파워 피칭’에 압도당했다. 투수의 파워는 속도만이 아니다. 시간과 공간을 지배하는 힘이 투수의 중요한 역량이다. 관련기사 ①강속구의 시대, 한국 야구는 왜 소외됐나 ②속도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이 중요하다 ③강속구의 대응 무기는 정말 '어퍼컷'일까 ④플라이볼은 목표인가 결과인가 ⑤타격은 불가능에 대한 도전…난 타자를 믿는다 ⑥류현진은 '피치 터널'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2020.10.21 06:00
야구

‘악마 에이전트’보라스, 코리안 빅리거에겐 ‘천사’

류현진의 계약을 성사시킨 스캇 보라스(67)는 '악마의 에이전트'로 통한다. 반면 그의 고객인 선수들에게는 '슈퍼 에이전트' 혹은 '천사'로 통한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최고 에이전트로 군림하고 있는 보라스도 한때 빅리그 진출을 꿈꾼 선수 출신이다. 세인트루이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네 시즌을 뛰었다. 1974년 데뷔해 33경기에서 타율 0.274를 기록했다. 보라스는 플로리다 스테이트 리그에서 타율 8위에 오른 적도 있으나, 부상으로 일찍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은퇴 후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그는 로펌에서 근무하다 선수 경험을 살려 본격적으로 스포츠 에이전트 업무에 뛰어들었다. 야구 선수로는 실패한 마이너리거였지만, 에이전트로는 최고의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이내 메이저리그 슈퍼 에이전트로 입지를 넓힌 그는 수십 년째 업계 최고 능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가 설립한 보라스 코퍼레이션에는 약 80여 명이 직원이 일한다. 스카우트와 피지컬 트레이너, 스포츠 심리학자는 물론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한 컴퓨터 엔지니어, MIT 출신 경제학자 등도 그의 사무실에 근무한다. 각 분야 전문가들이 토론해 고객(선수)에게 유리한 정보를 모아 보고서를 만들고, 이를 협상의 토대로 이용한다. 보라스는 협상력이 뛰어나다. 대형 선수를 고객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어, 이를 협상의 전략으로 이용하기도 한다. 때로는 구단을 압박하고, 심리전을 이용해 일부러 계약을 늦추면서 구단의 애를 태우는 벼랑 끝 전술을 사용한다. 또한 구단 간 경쟁을 부추겨 선수들의 몸값을 올리는데 능통하다. 그가 '악마의 에이전트'로 불리는 이유다. 어쨌든 고객이 원하는 계약을 잘 성사시키는 만큼 거물급 선수들이 그에게 몰린다. 과거 그레그 매덕스, 알렉스 로드리게스, 케빈 브라운부터 현재 스트라스버그, 콜 등 당대 최고 스타플레이어의 계약을 성사시킨 그다. 보라스가 입지를 넓히면서 MLB 연봉도 크게 늘어난 점도 났다. 구단에는 악명 높은 에이전트지만, 선수들에게는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거액을 안겨주는 보라스는 친절하게(?) 훈련 환경까지 제공한다. 나성범(NC)은 올 시즌 부상으로 수술을 한 뒤, 보라스 스포츠 트에이닝 인스티튜트(BSTI)에서 재활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나성범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하기 위해 일찌감치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고 손을 맞잡았다. 이번 겨울 보라스의 진가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23일 현재 올 시즌 메이저리그 FA 최다 총액 TOP 5 중 네 건을 그가 성사시켰다. 역대 FA 투수 중 계약 총액과 연평균 금액 신기록을 쓴 게릿 콜(뉴욕 양키스, 9년 총 3억2400만 달러) 월드시리즈 MVP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워싱턴, 7년 2억4500만 달러) 앤서니 렌던(LA 에인절스, 7년 2억4500만 달러) 등이 해당한다. 총액 기준으로 이번 FA 시장에서 5위에 오른 류현진의 에이전트 역시 보라스다. 류현진이 보라스의 고객 중 네 번째로 많은 돈을 챙기게 됐다. 최근 새롭게 행선지를 찾은 마이크 무스타커스(4년 6400만 달러)와 댈러스 카이클(3년 5500만 달러) 또한 보라스의 주요 고객이다. 미국 'USA 투데이'는 보라스가 따낸 계약에 주목했다. '보라스가 이번 겨울 성사시킨 계약 총액이 10억2200만 달러'라고 전했다. 우리 돈 1조1900억 원이다. 보통 에이전트가 챙기는 중계 수수료를 총 계약 규모의 5%라고 했을 때, 이번 겨울 수수료만 595억원을 챙긴 것이다. 류현진의 1년 연봉을 두 배 이상 훌쩍 뛰어넘는 큰 액수다. 특히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대형 FA 계약은 모두 보라스가 안겼다. 그래서 국내 팬들에게도 더욱 친숙한 편이다. 박찬호는 2001년 LA 다저스에서 텍사스로 옮기며 5년 6500만 달러에, 추신수는 2013년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달러에 계약했다. 류현진은 2012년 말 미국 진출 당시부터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선임했고, 당시 포스팅 금액을 제외하고 다저스와 6년 3600만 달러의 좋은 조건에 사인했다. 보라스는 이번에도 류현진에게 4년 8000만 달러의 대형 계약을 안겼다. 공교롭게도 보라스는 박찬호(12월 21일)와 추신수(12월 22일) 류현진(12월 23일)에게 모두 대형 '크리스마스 선물'을 선사했다. 이형석 기자 2019.12.24 06:00
야구

김광현의 ML 첫해 든든한 원군, 오승환 도운 몰리나

메이저리그 진출 첫해 적응이 관건인 김광현(31)에게는 '특급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37)가 곁에서 함께 한다. 세인트루이스의 주전 포수는 15년 넘게 몰리나가 맡고 있다. 2004년부터 몸담은 '원클럽맨'으로, 2005년 이후 매 시즌 100경기 이상 세인트루이스의 안방을 지켜온 그다.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포수로 군림해 왔다. 각 팀 코칭스태프의 투표로 선정되는 골드 글러브를 무려 9차례(2008~2015년, 2018년) 수상했다. 이 기간 몰리나는 2006년과 2011년 소속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올스타 역시 9차례 뽑혔다. 나이가 들면서 전성기에 비하면 떨어지나 프레이밍과 블로킹 능력도 좋다. 관록에서 나오는 볼 배합과 투수 리드는 정평이 나 있다. 물론 타격도 좋다. 통산 1983경기에서 타율 0.282 156홈런 916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몰리나는 이전에 한국인 메이저리거와 연을 쌓으며 적응을 도운 바 있다. 오승환이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처음 몸담았던 팀이 세인트루이스였고, 당시 주전 포수가 몰리나였다. 한국과 일본 무대를 평정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오승환은 그런 몰리나에게 "최고의 포수였다. MLB 타자들을 잘 모르는 내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몰리나와 호흡을 맞춘 세인트루이스에서 2년간 7승 9패 39세이브 21홀드 평균자책점 2.85를 기록했다. 몰리나의 존재는 김광현에게 역시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경기 투구와 리그 적응 등에 있어 베테랑, 그것도 메이저리그에서 손꼽은 명포수의 조언은 든든할 수밖에 없다. 또한 김광현은 공의 위력은 뛰어나나, 주로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를 해 포수의 볼 배합과 리드가 중요하다. SK에서 박경완과 호흡을 맞추며 성장한 김광현이 빅리그 진출 첫 시즌에 '명포수' 몰리나와 호흡을 맞추게 된 점은 큰 행운이다. 또한 세인트루이스의 투수 코치는 여러 팀에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마이크 매덕스가 맡고 있다. 통산 472경기에서 39승 37패 20세이브, 평균자책점 4.05를 기록한 그는 '제구력의 마술사'로 통한 그레그 매덕스의 친형이기도 하다. 현재 MLB 코치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연봉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형석 기자 2019.12.18 16:51
야구

[김식의 야구노트] 류현진은 어떻게 빅데이터 시대 괴물이 됐나

“오늘은 무척 쉬웠다. 그가 원하는 코스로 던지게 해주면 그만이었다.” 지난 1일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 원정경기에서 LA 다저스가 5-1로 승리한 뒤 다저스 포수 윌 스미스(24)가 한 말이다. 스미스는 류현진(32)과 처음 호흡을 맞춘 소감을 “야구가 쉬웠다”는 말로 요약했다. 이날 경기는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해발 1600m)에서 열렸다. 콜로라도 타자들은 6월 29일 같은 곳에서 홈런 3개(4이닝 9피안타 7실점)를 때리며 류현진을 무너뜨렸다. 33일 만의 리턴매치에서 류현진은 6이닝 3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스미스 말을 통해 류현진이 어떻게 이 경기를 준비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류현진은 타자·이닝에 따라 공 배합을 모두 다르게 계획했다. 또 컷패스트볼(커터)을 평소보다 느리게, 대신 낙폭이 크게 던졌다. MLB닷컴에 따르면 이날 투구 80개 중 커터가 26개였다. 대부분 ‘슬라이더 같은 커터’였다. 류현진의 커터는 평균 시속 140㎞로 왼손 타자 바깥쪽으로 살짝 꺾인다. 쿠어스필드에서는 평균 시속 132㎞의 커터를 던졌는데, 변화 폭이 슬라이더만큼 컸다. 류현진은 “좌타자에게 슬라이더를 던진 게 주효했다”고 밝혔다. 2014년 체인지업의 위력이 떨어지자 류현진은 슬라이더를 제2의 구종으로 활용했다. 2017년 커터를 익힌 뒤로는 슬라이더를 던지지 않다가 오랜만에 비장의 무기로 썼다. 류현진이 쿠어스필드에서 던진 커터는 콜로라도 타자들 ‘메뉴판’에 없었다. 예전의 커터보다 더 꺾이는 공에 타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커터가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같은 팀 감독조차 식별하기 어려운 류현진의 이 구종으로 인해 상대 타자는 더 혼란스럽다.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10타수 무안타(4삼진)인 MLB 최고 타자 마이크 트라우트(28·LA 에인절스)는 “류현진이 세 종류의 슬라이더를 던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MLB 전체 평균자책점 1위(1.53)인 류현진이 지금의 페이스로 시즌을 마치면 21세기 MLB 투수 중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의 주인공이 된다. 조정 평균자책점(각 시즌 투수의 평균 능력을 100으로 정하고 우열을 가리는 지표)을 봐도 라이브볼 시대(공의 반발력이 높아져 타자에게 유리해진 시기)가 시작된 1920년 이후 류현진은 MLB 역대 2위(272)에 해당한다. 조정 평균자책점 역대 1위는 2000년 페드로 마르티네스(291)다.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은 것 같다고 해 ‘외계인’으로 불렸던 마르티네스는 마구 같은 체인지업으로 강타자들을 압도했다. ‘마스터’란 별명을 가진 그레그 매덕스는 현란한 투심패스트볼을 던졌다. 매덕스가 류현진에 이어 역대 조정 평균자책점 3, 4위(1994, 95년)다. 현재 MLB에는 시속 160㎞의 강속구 투수가 흔하다. 구장 곳곳에서 속도전이 벌어지고 있다. 그러나 진짜 승자는 MLB 투수 평균 패스트볼(시속 150㎞) 속도에도 미치지 못하는 공을 던지는 류현진이다. 리그를 뒤흔들 무기는 없어도, 4가지 구종을 모두 정교하게 구사하는 덕분이다. 팬그래프닷컴에 따르면 올 시즌 류현진의 패스트볼(7.9), 체인지업(17.5), 커터(3.4), 커브(1.0)의 구종 가치는 MLB 평균(0) 이상이다. 허구연 해설위원은 “MLB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과학화가 되어 있다. 데이터를 직접 연구하고 릭 허니컷 투수코치에게 발표할 만큼, 류현진이 상대 분석을 열심히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경기 중에 류현진이 수첩을 보고 데이터를 참고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류현진은 제구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데이터를 잘 활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 MLB는 정보 그 자체보다 정보 활용 능력이 중요한 ‘오픈북’ 시험장이다. 공유된 정보를 바탕으로 완성도 높은 답안지를 제출하는 게 빅데이터 시대의 최고 경쟁력이다. 이 시험에서 류현진은 현재 단연 세계 1등이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8.06 08:38
야구

워싱턴포스트 "NL 사이영상은 류현진 아닌 슈어저"

유력 매체 워싱턴 포스트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에서 류현진(32·LA 다저스)이 아닌 맥스 슈어저(34·워싱턴)의 손을 들어 줬다. 미국 언론은 류현진을 향한 찬사를 쏟아 낸다.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매 등판 이후 언급된다. 제구력의 마법사 그레그 매덕스의 이름도 함께 거론한다. 최근에는, 전혀 유형이 다른 투수지만 최고의 투구를 보여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리그 역사상 최고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되는 놀런 라이언과 비교했다. 현시점에서 사이영상을 결정해야 한다면 내셔널리그 승자로 류현진을 꼽는 매체도 많다.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는 입장이 다르다. 19일(한국시간) 이 매체는 "맥스 슈어저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에서 한발 앞선다고 본다"고 전했다. 류현진의 현재 페이스가 놀랍다는 것은 인정했다. 승 수(9승)와 평균자책점(1.26)을 열거했고, 삼진 85개를 잡으면서 5개밖에 허용하지 않은 볼넷 개수에도 감탄했다. 최근 페이스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10경기 연속 2실점 이하·1볼넷 이하를 기록한 역대 유일한 투수다"라고 했다. 슈어저는 19일 현재 5승5패·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류현진의 성적은 온전히 투수 개인의 능력이 아니며, 팀 동료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야수의 수비 도움을 받는 류현진과 달리 슈어저는 홀로 버티고 있다"고 소개했다. FIP(Fielding Independent Pitching), 야수의 수비 도움이 반영되지 않은 수비 무관 평균자책점을 기준으로는 2.27점을 기록한 슈어저가 2.52인 류현진보다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투수 개인의 아웃 카운트 생산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탈삼진 개수도 언급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슈어저는 현재 삼진 139개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 페이스를 유지하면 284개로 시즌을 마칠 것이다"라고 했다. 류현진의 탈삼진 능력보다 낫다는 얘기다. 류현진은 다저스 타선으로부터 경기당 5.7점을 지원받지만 슈어저는 3.8점에 불과하다면서 타선의 득점 지원 정도도 소개했다.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현재 메이저리그 투수를 거론할 때 류현진이 빠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슈어저·벌랜더처럼 이미 사이영상을 수상한 선수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거론되는 게 이제 당연한 선수가 됐다. 안희수 기자 An.heeesoo@jtbc.co.kr 2019.06.19 09:57
야구

'17이닝 무실점 '류현진, 메이저리그 첫 '이주의 선수' 선정

2경기 17이닝 동안 무실점 경기를 펼친 류현진(32·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이주의 선수'에 선정됐다. 류현진이 이 상을 받은 건 2013년 빅리그 데뷔 후 처음이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14일(한국시간) ‘이주의 선수’로 내셔널리그에서 류현진, 아메리칸리그에서는 마이크 파이어스(오클랜드)와 조지 스프링어(휴스턴)를 공동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류현진은 지난 8일 애틀랜타와 홈 경기에서는 9이닝 4피안타 6탈삼진 완봉승을 거뒀다. 2013년 이후 개인적으로 6년 만에, 다저스 투수로는 3년 만에 기록이었다. 이어 13일 워싱턴과 홈경기에서도 8이닝 1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8회 초 1사까지는 노히트노런을 기록했다. 류현진이 지난주 2차례 등판에서 허용한 안타는 5개에 불과했고, 볼넷은 1개였다. 반면 삼진을 15개나 잡아냈다. 류현진의 피칭을 보며 다저스의 베테랑 포수 러셀 마틴(36)은 "류현진의 피칭 스타일은 그레그 매덕스와 닮았다"고 ESPN과 인터뷰하기도 했다. 류현진에 앞서 메이저리그 '이주의 선수'를 수상한 한국인은 4명 있었다. 박찬호(다저스)가 2000년 9월 25일, 김병현(애리조나)이 2002년 7월 15일, 추신수가 클리블랜드 시절인 2010년 4월 20일과 2010년 9월 21일 두 차례, 강정호(피츠버그)는 2016년 9월 12일 수상했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5.14 08:54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